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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inee's Info/일상

그것이 알고 싶다, 간병살인

2015년 9월 12일 토요일 아침, 고속도로 옆 인적이 드문 시골길에 정차된 차 안에 여성이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차의 앞 유리는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었고, 차량 내부에는 수면제와 양주 등이 발견되었다. 정황상 자살로 보이는 여자의 죽음. 하지만 남편의 예기치 못한 고백에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남편은 자신이 부인의 자살을 도왔다고 고백했다. 부인은 유방암 3기로 팔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몸상태가 안 좋은 상태였다.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던 부인은 남편에게 연락해 자신의 자살을 도와달라 부탁했다고 했다. 끊임없는 부탁에 남편은 결국 부인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녀의 바람대로 차에서 자살을 도와준 것이다.

"그 상황을 갖다가... 뭐 인위적으로 조작을 해갖고 더 열심히 해갖고 극복할 수 있는 상황도,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남편은 결국 지금의 상황을 끝내기 위해 부인의 죽음을 택했다.

"만일 내가 피고인의 처지였다면 나는 피고인과 다른 행동을 알 수 있었을까, 음..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변호사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살인까지 이어지는 간병가족들의 현실은 굉장히 어둡다. 간병인은 집에서 환자만 간병을 하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단절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이 상황이 지속되어 관계가 하나둘씩 끊어지고,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결국 내가 죽던지 환자가 죽던지 선택을 하게 된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간병살인'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간병살인'에 관련한 통계조차 없다. '간병살인'에 대한 조사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간병으로 인한 끔찍한 사건사고를 예방하려면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간병살인'을 조사하고 통계를 쌓고, 정부에서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여주는 실용적인 제도를 시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