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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inee's Review/매장방문, 기타

백양사역 하나뿐인 모텔, 만월장(행복모텔) 후기

백양사역

개인적인 사정으로 백양사역에서 숙박을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서울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4시간이 넘는 시간을 달려서 힘들게 백양사역에 도착했다. 백양사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백양사역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을 때는 숙박이 가능한 곳이 총 3군데로 나와있었지만, 실제로 가보니 한 곳은 영업을 안 하고 있었고 나머지 2곳은 사실상 똑같은 곳이었다. 즉, 백양사역 주변에 숙박이 가능한 곳은 딱 1군데뿐이었다.

 

백양사역에서 조금만 걸어나오면 보이는 '만월장(행복모텔)'

모텔의 이름은 '행복모텔'이었다. 원래 그 전에는 '만월장'이라는 이름의 여관이었지만, 모텔로 리모델링하면서 이름도 바꾼 듯하다. 오늘은 백양사역에서 단 하나뿐인 모텔인 '만월장(행복모텔)'에 대해 리뷰를 하려 한다.

 

# 사실상 독점 운영 중인 만월장, 그 가격은?

 

만월장을 방문했을 때, 1명이 묵을 수 있는 방의 종류는 2가지였다. 첫째, 온돌방. 둘째, 침대방이었다. 필자는 바닥에서 자는 것보다는 침대에서 자는 게 더 편해서 침대방으로 선택했다.

 

 

 

숙박비는 방의 종류와 상관없이 1박에 40,000원이었다. '만월장' 같은 경우에는 '숙박업소 어플'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고, 실제로 방문해보면 다른 모텔보다 허름하다. 시설에 비해 40,000원은 확실히 비싼 편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일단 일회용품은 칫솔과 치약이 끝이었다. 또한, 연박임에도 불구하고 첫날에 한번 제공하고 더 이상은 제공하지 않았다. 수건과 물만 날마다 다시 제공되었다.

 

# 만월장의 방 내부 시설은?

 

숙박비를 결제하고 옛날 목욕탕 키 같은 길쭉하고 큰 열쇠를 받았다. 열쇠를 가지고 방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만월장

한 층에는 4개의 방이 있는 듯했다. 문의 상태는 일단 문을 열려고 열쇠를 넣으면 문을 손으로 밀어야지 열쇠를 돌릴 수 있다. 너무 오래된 탓인지, 아니면 원래 그랬던 것인지 모든 문에 '문을 밀고 열쇠를 돌리세요.'라는 문구가 있다. 자!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만월장

방 안으로 들어오면 컴퓨터 모니터로 된 TV와 기본 용품들이 있었다. TV를 컴퓨터 모니터로 봐야 하는데 액정 크기가 작기 때문에 침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즉, TV를 보려면 책상 의자에 앉아서 봐야하는 것이다. TV 아래에 냉장고에는 물 2병이 있었다. 아침에 청소할 때마다 물 2병을 냉장고에 채워 넣어준다. 수건은 4개씩 채워줄 때도 있고 2개씩 채워줄 때도 있다. 그 날 그 날 주인의 기분에 따라 랜덤인 듯하다. 커피포트는 생각보다 유용하게 썼다. 주로 컵라면을 먹을 때 많이 썼다.

 

만월장

침대는 괜찮은 편이었다. 다른 모텔과는 다르게 전기장판이 있어서, 더 따뜻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만월장

다음은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문부터 특이했다. 문 밑부분이 거의 무릎길이의 반 정도가 뚫려있다. 화장실에 갇혀도 그 구멍으로 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화장실에는 샴푸와 바디로션, 치약만 있다. 따라서 클렌징 폼이나 린스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한다. 욕조의 크기는 괜찮은 편이었고, 온수도 잘 나오는 편이었다. 화장실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만월장'의 엄청난 단점이 하나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는 것이다. 백양사역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이 있지 않는 한은 숙소 안에서만 머무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필자에게 굉장히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가 없었다. 웹상에서는 무선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실제로도 와이파이가 있다. 하지만 카운터 앞에 써져있는 와이파이 비번으로 아무리 접속해봐도 접속이 되지 않는다. 주인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 단말기의 위치라도 알려주면 직접 비밀번호를 알 수 있을 텐데, 그 단말기의 위치마저도 모른다고 한다. 결국, 핫스팟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방 안에 있으면 핫스팟도 3g로 바뀔 만큼 속도가 엄청 느리다. 이는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 정말이지 최악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솔직히, 다른 시설이 좀 안 좋아도 와이파이만 잘 터졌어도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그러지 못했기에 '만월장'에서 머무른 기간은 필자에겐 썩 유쾌하지 않은 기간이었다.


# 안녕, 백양사

 

아마 살면서 단 한 번도 올 일이 없을 듯한 백양사를 회사 업무로 인해 방문했다. 비록 업무 때문에 온 것이라, 백양사를 구경해보지도 못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올만 한 곳이었던 것 같다. 백양사 같은 경우에는 가을에 단풍이 물들 때 관광 오기 좋은 곳이다. 산이 붉은 옷으로 갈아입을 때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백양사를 방문해볼까 한다.

백양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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